힘들다가도 좋은 날

졸업하고 나서 근래 아버지를 돕는 일로 바빴습니다. 지금도 바쁘고요.
돕기전에는 뭔가 소재거리도 많고 생각도 많고 시작만 하면 성공할 것 같은 몽실몽실한 기분이었는데 역시 세상일이 그렇게 쉽지는 않네요.
고급재료만 쓰고 싶고 나만의 디자인을 가지고 싶은데 늘 시장조사와 시행착오의 연속이고 실력과 경험과 시간과 예산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넉넉한 환경에서 시작을 하는 게 아니다보니 타협도 많이 해야하고 그러다보니 자존심도 상하고...무엇보다도 생각과 현실의 괴리감에서 많이 힘들었어요.
의견충돌로 아버지와도 많이 다투었습니다.
게다가 하나 둘씩 이쪽 상황에 밝아져가면서 다른 좋은 가구들도 더 많이 알게 되고 그로인해 스스로의 미숙한 실력과 평범한 발상에 자괴감도 느끼고요.
그림을 그릴 땐 할머니때까지도 그릴꺼니 찬찬히 즐겁게 그리자며 막연히 행복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가구는 당장 생업이고 시간을 끌 수록 부모님꼐 부담이 가기에 마음만 조급해집니다.
결국 만드는 건 너무나 보편적이고 평범한 가구들. 아버지는 처음엔 다 그런거라고 또 지금은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조금 기반이 다져지면 더 좋은 가구를 만들자 하며 미안해하시는데 오히려 제가 죄송하고 너무 창피했어요. 정말 잘 하는 사람은 상황이 어떻든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텐데 전 그렇지 못해요.
아빠가 평생을 해 온 가구이고 아무리 힘들고 돈이 안돼도 그게 아빠 전부라 손에 놓지 않고 있었는데 그래서 이젠 제가 도와 정말 편하고 즐겁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마음먹은데로 따라가는게 참 힘들어요.

에고고...오늘은 기쁜 일이 있어서 쓴다는게 서두가 너무 길어졌네요. 저녁까지 우울했던 차라 아직 그 여파가 가시질 않았나봅니다.
이런류의 징징글은 자제하는 편인데 마무리는 즐거우니 오늘은 그냥 지나갈래요.


일 끝나고 집에 돌아오니 할머니가 왠 우편물을 하나 건네주셨는데 우편물은 딱히 올 게 없어서 누군가 했더니 젠님이셨어요.
정신없는 통에 젠님 통판을 미루고 미루다 깜빡한게 그제서야 생각나더라고요.
기다리다 못해서 먼저 편지를 보내셨나 하는 생각에 죄송해서 머뭇거리며 포장을 뜯으니 씨디가 들어있었어요.

제가 너무 좋아하는 가수 Sia의 신보가요. 식스핏언더의 엔딩곡 Breathe Me에 홀딱 반해 알게된 가수인데 신보가 나온 줄도 몰랐건만! 직접 콘서트장에 가셔서 구입하셨다는 말에 오늘의 우울함도 잊고 "우와 세상에!"를 연발하며 방방 뛰어다녔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자켓에 싸인까지 있었어요. 한국에 있는 영원에게 라고 적혀있는데 그 감동을 어떻게 다 말할까요. 꿈이라도 꾸나 싶었어요. 신보에 시아의 싸인까지 너무 기쁘고 기쁘고 기뻤는데 젠님 메모에서 울고 말았습니다.

추운 날씨에 기다리시고 저를 생각해 시아에게 설명하며 싸인까지 받아 주셨을 것을 생각하니...정말 싸인도 좋고 신보도 좋고 다 좋아 날아갈 것 같았지만 이 메모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어요. 누군가 이렇게 신경써 주고 생각해 준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평소에도 마감중 슬럼프가 올때마다 늘 좋은 음악들로 힘을 주셨었는데 전 오히려 그 반의 반의 반도 보답을 못드려 너무 죄송했어요.

어쨌든 이걸 시작으로 그동안 거의 연락을 안하다 싶었던 친구와 지인에게 안부도 묻고 오랜만에 엠에쎈에 들어가니 반가운 지인들이 인사를 해오더라구요. 예전에는 'ㅋㅋㅋ'란 단어가 너무 싫었는데 이젠 저 간편하고 즐거운 단어가 너무 정겹고 좋네요. 부담없이 ㅋㅋㅋ와 ㅎㅎㅎ로 대화를 나누고 왔습니다. ㅋ와 ㅎ를 연타하면 우울한 기분도 빵빵 뚫리는 느낌이에요. 전 사람복 하난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다들 여전히 열심히 살고 있고 변한 게 없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무휼님은 첫인사로 사마귀걱정을 해주셔서 깜놀;ㅅ; 포스팅하느라 대화를 많이 못했는데 너무 고마웠어요. 허나 저의 이미지는 왠지 충치와 사마귀로 굳는 듯 해서 제 얼굴도 좀 굳었었습니다ㅠㅠ 론언니도 여전히 마감에 치이지만 잘 살고 있는 것 같고, 저의 소심한 패닉에 조언까지해주는 여유를ㅠ_ㅠ! 회색이는 그냥 보기만해도 웃음이 나오는 아이라 별말 없이 인사 한 번하고 ㅋㅋㅋㅋㅋㅋ 한 번 치고 끝났지만 그것만으로도 뭔가 충분한 것 같구요 ㅎ_ㅎ 숙희언니랑은 이 바닥이 불황이야 이러며 전사장 송사장 in 포장마차 같은 대화를 나눴어요. 글고보니 언니가 인테리어 쪽인데 꼭 가구 잘돼서 언니쪽으로 외주도 맡기고 그러고 싶다능ㅎ_ㅎ 미르는 마비라이프 ㅇ<-< 부러웠어요. 미르 말대로 졸업하고나서 제약이 더 많아진 듯ㅠㅠ 그나저나 책이 방을 잠식해서 공간절약 기능성 책상 겸 침대(길다...ㅇ<-<)를 가지고 싶다 하던데 역시 그림쟁이들의 사정은 별반다르지 않은가 봐요. 전엔 다른 분과 책이 무한 수납되는 침대얘기도 헀었는데.
진짜 다들 뭔가 나사 빠진듯하고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뤘지만 그런 수다를 나눌 수 있는 지인들이 있는 데에 더 감사해요. 기분이 너무 업돼서 조울증 걸리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사실 포스팅하면서도 감정이입에 우울하다가 다시 기분이 확 업 되버렸으니...낼 아침엔 또 일찍 시장조사를 가야해서 더 수다 떨고 싶었지만 슬금 엠에쎈을 껐습니다. 에구구 컴을 한 번 켜니 또 떠날 줄을 모르게 되네요. 이젠 정말 자러가야겠습니다. 오늘밤은 왠지 너무 좋은 꿈을 꿀 것 같아요.

by 영원 | 2008/04/03 02:37 | 이런저런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0)
74회 서울코믹 인포

요새 바빠서 참가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수령해야 할 회지들도 있고 해서 부스를 구해 참가하게 됐어요~!
이번엔 준비 없이 재고만 들고 참가하는지라 품목은 2월 코믹과 동일한 선상에서 족자 몇 가지와 양자리 팬시가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운드호라이즌, 창작 별자리, 월야환담 팬시로 참가해요.

부스위치는 '2층 O열 01번'
부스명은 '네우야코 이블 스패니얼즈'입니다. 22, 23일 양일 참가해요~!
이틀 중 하루는 가구행사 관람으로 일찍 접을 수도 있어요 ㅇ<-<''
다른 분의 부스를 양도 받은지라 이번에는 부스명이 위니티가 아니니 유의해주세요;-;

by 영원 | 2008/03/20 20:34 | 행사 이야기 | 트랙백
오 갓
으허허허허헝...ㅇ<-<
들어가는가 싶더니 다시 작년 여름처럼 재발했습니다.
작았던 곳은 커지고 컸던 곳은 작네요. 거기에 플러스 하나. 오 갓. 오 갓...
이게 은근 신경쓰여서 또 밤새 악몽에 시달리다 까페까지 가입하게 됐는데 사진들을 보니 그야말로 경악입니다.
알아보니 레이저나 냉동치료로 효과본 분들이 거의 없고 한방은 한 이십프로?
거기에 비용도 만만치 않고요. 일년에 이백을 갖다부었는데도 그대로인 분이 계셨는데 절로 안구에 습기가..ㅠㅠㅠ
치과가 절 파산내더니 이젠 발바닥마저 절 배신하네요ㅠㅠ
그래도 번지면 정말 끝장인거 같아[올라온 사진들이 정말..정말 ㅠㅠㅠㅠㅠㅠㅠ]
율무와 프로폴리스로 효과를 본 분들이 많아서 통장잔고를 탈탈 털어 꿀과 프로폴리스를 주문했습니다.
헌데 프로폴리스 100cc 칠만우너..왓 더.
건강이 제일 큰 재산 같아요.

그나저나 사마귀를 낫게 하는 생활수칙이 있던데
by 영원 | 2008/03/03 15:11 | 이런저런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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